서울독립영화제2019 새로운선택 부문 심사평

 

서울독립영화제2019 새로운선택 부문을 통해서 만난 모든 작품들은 심사위원 모두에게 즐거운 감상과 대화의 시간을 선물했습니다. 새로운선택 부문에 상영된 작품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런 소중한 작품들 중 단 두 편의 영화를 골라야 한다는 것은 큰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 편의 작품을 특별언급합니다. 50대 갱년기 여성과 노인에 대한 통념적 프레임에서 벗어나 중년 이후의 삶과 관계의 결들을 세심하게 지켜보고 있는 차정윤 감독의 단편 극영화 <상주>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새로운시선상은 자유로운 형식과 진솔하고 새로운 시선으로 ‘엄마’라는 한 사람의 ‘인간’을 포착하는 영화 <웰컴투X월드>입니다. 이 영화 안에서 엄마는 엄마로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친할아버지와 할머니 역시 그렇습니다. 한태의 감독의 시선이 가족 구성원 역할을 넘어 ‘그 사람’의 디테일한 취향과 어떤 매력들에 가 닿을 때 영화는 가족연대기의 서사를 넘어 관계와 인간에 대한 새로운 통찰로 나아갑니다. 또한 과거로 회귀하는 대신 다시 고개를 돌려 바로 지금, 내가 선 자리를 똑바로 응시하게 만듭니다. 감독의 카메라에 담길 다음 영화가 기대됩니다. 한태의 감독, 축하드립니다.
새로운선택상은 한 가족의 삶과 그들이 머무는 집에 대한 성숙하고 세심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영화, 윤단비 감독의 <남매의 여름밤>입니다. 각자도생의 시대의 그림자는 주인공의 삶에 고스란히 드리우고, 해체되었거나 해체위기에 처한 인물들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인 ‘집’에 도착하고, 머물고, 헤어집니다. 감독은 어린 소년에서부터 중년의 남매, 십대 소녀, 생의 끝자락에 선 노인에 이르기까지 각자의 생애 가장 아름답고 절박한 순간들을 포착하고 기억해내고 기록합니다. 말과 글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영화적 순간들이 작품 곳곳에서 빛을 냅니다. 감독의 차기작을 빨리 볼 수 있기를 심사위원 모두 희망합니다. 윤단비 감독, 축하드립니다.
서울독립영화제2019 새로운선택 부문 심사위원 일동
김혜나(배우)
이숙경(영화감독)
장우진(영화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