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독립영화제2021 새로운선택 부문 심사평

서울독립영화제2021 새로운선택 부문에서 상영된 총 12편의 단편과 7편의 장편은 모두 제각기 매력과 개성이 돋보이는 문제작들이었습니다. 영화를 만든다는 것, 그리고 본다는 행위는 지극히 개인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어서, 각각의 영화가 서로 다른 물질로 이뤄진 독자적 세계이듯이 우리의 심사 과정 또한 각자의 시선이 만나는 자리였음을 고백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새로운 선택’이라는 부문의 취지를 존중하고자 하였고, 영화의 내러티브적, 기술적 완성도보다는 ‘새로움’에 집중하고자 했습니다. 물론 각자가 생각하는 ‘새로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도 결코 쉽지 않았지만, 새로움이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기 본연의 색깔을 밀고 나가는 힘이라는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이에 <모퉁이>와 <서바이벌 택틱스>를 선정하였습니다. 그 어떤 영화도 서로 경쟁을 하는 관계가 아니라 독자적인 세계를 이루고 있었다는 점에서 새로운선택 부문의 모든 영화에 심심한 응원과 지지를 보냅니다.

‘새로운선택상’ 신선 감독의 <모퉁이>는 일상과 우연 속 세 남자의 이야기를 신비롭게 보여 준 작품이었습니다. 배우들의 앙상블이 매우 좋았고 무엇보다 감독의 확고한 스타일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감독이 친숙한 공간을 활용하여 서사의 중심으로 만들었으며 꼼꼼하고 계획된 촬영을 보여 주었습니다. 무엇을 보여 주고 무엇을 보여 주지 않는지 감독의 고민이 담긴 영화적 선택을 확인했고 흥미로웠습니다. 앞으로도 신선 감독의 다음 작품을 응원하겠습니다.

거짓과 사실이 뒤섞인 이야기라며 시작하는 박근영 감독의 <서바이벌 택틱스>는 알 수 없는 길들로 우리를 끌고 가는 영화입니다. 영화를 따라가며 생겨나는 질문들에 감독은 답해 주지 않습니다. 이미 처음부터 말하고 시작했으니까요. 익숙한 서사를 버리고 떠난 기묘한 여행은 훌륭한 디테일과 압도되는 장면들, 서늘한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이 여행을 가장 즐기고 있는 감독의 연출로 채워져 있습니다. 박근영 감독의 다른 고민과 다른 선택들을 응원하며 ‘새로운시선상’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서울독립영화제2021 새로운선택 부문 심사위원 일동
김대환(영화감독)
김동령(영화감독)
이우정(영화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