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독립영화제2022 깜짝상영작 발표

[서울독립영화제2022 깜짝상영]
일시: 12월 9일(금) 16:00
장소: CGV압구정 아트하우스 2관

<귀귀퀴퀴> 새훈
<양림동 소녀> 오재형,임영희
<두 여인> 장선희
<행진대오의 죽은 원혼들> 안지환

 

제48회 서울독립영화제의 슬로건 ‘사랑의 기호’를 바라보며 한 가지 질문을 떠올렸습니다. 영화는 어떻게 ‘사랑의 기호’가 될 수 있을까요. 저희 관객심사단은 본선 단편경쟁 28편, 새로운선택 단편 13편, 총 41편의 작품을 보며 나름의 답변을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서로의 메시지가 닿지 않을 만큼 캄캄한 시대”를 살아가는 존재들에게 스크린이라는 자리를 내어주는 영화의 환대를 떠올렸습니다. 스크린에 영사된 존재들의 감각과 역사가 극장을 찾은 관객에게 닿을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해 노력하는 네 편의 작품을 선정했습니다.

<귀귀퀴퀴>는 수많은 존재에 관한 영화입니다. 퀴어의 충돌하는 언어와 형식이 끊임없이 반문을 제시합니다. 다름에서 비롯되는 소외의 경험을 전달하며 비로소 저마다의 세계를 깨닫도록 이끕니다. <양림동 소녀>는 어머니의 그림책에서 출발한 아들의 애니메이션-다큐멘터리입니다. 지나온 삶을 증언하는 ‘양림동 소녀’의 목소리와 감독이 직접 연주한 피아노 선율이 한 사람의 존엄을 감각하게 합니다.

<두 여인>은 여성에게 교육이 사치로 여겨지던 시대에 자란 여성들의 삶을 이야기합니다. 인물의 삶이 소재와 주제 속에 갇히지 않도록 숨을 불어넣는 연기와 흡입력 있는 대사에 주목해 주시기 바랍니다. <행진대오의 죽은 원혼들>은 격동의 시가지 데모에서 화자가 목격한 것들을 담담히 전달하는 영화입니다. 괴롭고 때론 외로운 이 영화의 순간에 관객분들이 함께 자리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지금부터 상영될 네 편의 영화에는 꿋꿋이 버텨 자신의 존재를 전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홀로 남게 된 순간을 고백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언제나 그들이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도록 기다리며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들은 혼자가 아닙니다. 어쩌면 사랑은 서로를 바라보며 자리를 내어주는 행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가 ‘사랑의 기호’일 수 있다면, 그건 ‘바라봄’의 감각을 전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네 편의 영화가 관객 여러분의 마음속에 ‘바라봄’의 감각을 남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서울독립영화제 2022 관객심사단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