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독립영화제2022 로컬시네마 선정의 변

서울독립영화제는 서울을 제외한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감독들의 작품에 주목하고자 2022년 로컬시네마 부문을 신설하였습니다.
지역영화란 무엇인가? 지역에서 만들어진 영화, 지역의 모습이 담긴 영화, 지역의 언어가 드러나는 영화, 지역 출신이 만든 영화…… 각각의 심사위원이 생각하는 지역영화의 의미는 서로 달랐습니다. 지금부터는 영화제를 통해 지역영화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하여 관객들과 함께 고민해 보았으면 합니다.
로컬시네마 부문의 상영작은 지역영화 생태계를 고민하고 있는 8개 지역 독립영화협회(강원, 광주, 대구, 대전, 부산, 인천, 전북, 제주)를 통해 추천된 작품 61편 가운데 최종 선정된 8편입니다. 추천된 작품의 1차적 기준은 지역을 기반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영화인들의 영화입니다.

로컬시네마의 상영작으로는 오래된 시장의 이미지를 채집하고 절제된 사운드를 활용하여 서사 위주의 영화들 사이에서 돋보이는 <부동 (不動)>, 느리고 지치더라도 꿋꿋이 걸으면 된다고 우리를 격려하는 <행인>,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질문하며 배우들의 연기가 흥미로운 <하나와 영오>, ‘잘했다’ 칭찬받고 싶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는 주인공을 보면서 웃음 짓게 되는 <벌레>, ‘영화의 출발과 영화란 무엇일까? 나는 왜 영화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트위스트>, 화려한 듯 화려하지 않은 이미지가 인상적인 <무릉>, 지역이라는 이유로 멈추지 말고 나아가자고 이야기하며 배우들의 연기와 사과밭의 이미지가 조화로운 <눈을 감고 크게 숨 쉬어>, 함께 살아가는 의미를 되묻게 되는 다큐멘터리 <아옹다옹>입니다. 지역이 다르지만 하나같이 미래를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담긴 영화들이었습니다. 그 외에 선정되지 못한 작품들 역시 다양한 시선으로 관객을 만나려는 소중한 작품들이었습니다.

한국의 독립영화 제작 환경이 녹록지 않음을 우리는 이미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중 지역의 영화 제작은 더욱 열악한 환경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 영화인의 열정과 노력으로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으며 더불어 많은 영화인들이 지역영화 생태계까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 노력의 결실의 일부가 이번 로컬시네마 부문을 통해 소개된다고 바라봐 주셨으면 합니다.
지역영화의 성장은 한국 독립영화의 성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전국 어디에서나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영화 환경을 상상해 보았으면 합니다.

 

서울독립영화제2022 로컬시네마 부문 심사위원 (가나다순)
김미영(영화감독 <절해고도>)
김진유(영화감독 <나는보리>)
최은정(미디액트 정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