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독립영화제2021 페스티벌 초이스 단편 쇼케이스 선정의 변

페스티벌 초이스 단편 쇼케이스는 2021년 각종 영화제를 통해 화제를 모은 작품을 비롯하여 서울독립영화제가 오랫동안 주목한 감독과 배우의 영화, 그리고 축제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단편들이 총망라된 부문입니다. 어떤 부문보다 장르도 다양하고 소재도 여러 가지인 페스티벌 초이스 단편 쇼케이스에 총 17편이 선정되었습니다.
2021년에도 역시 이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묻는 여성영화가 강세였습니다. 차별받는 여성 삶의 문제 제기 외에도 평범한 일상에서 사연을 길어 내고 전 세대의 여성을 아울러 연대를 드러냅니다. <내 코가 석재>는 비염에 걸려 고생하는 주인공의 일상을 소프트한 SF 설정으로 풀어 갑니다. <서울로>의 자매들은 학교 전학을 두고 반목하다 서로를 이해하는 결말로 감동을 줍니다. <피아니스트>는 지금 처한 환경과 나이에 상관없이 열정에는 유효기간이 없다는 것을 설파합니다. 모녀 삼대를 다룬 <거북이와 여자들>은 극과 다큐멘터리를 비롯, 모든 경계를 허무는 시도가 돋보입니다. <1959년의 김시스터즈- 숙자,애자,민자 언니들에게>는 평등을 향한 어머니 세대의 투쟁을 딸의 시점에서 바라보며 감각적으로 풀어낸 다큐멘터리입니다.
독립영화로 이름을 알린 배우와 감독의 작품은 더욱 친근하게 단편의 매력을 전달합니다. <오징어 게임>으로 일약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은 아누팜 트리파티는 <제씨 이야기>에서, <십개월의 미래>로 미래의 한국 영화를 대표할 배우로 성장한 최성은은 <젖꼭지 3차대전>에서 희비극의 상황을 오가며 이름값에 걸맞은 연기를 펼칩니다. 배우 이주승은 생의 절벽에 몰려 마지막 여행을 떠나는 설정의 <돛대>에서 연출자로 데뷔했습니다. 이상희 배우와 호흡을 맞춰 연기까지, 두 가지 매력을 뽐냅니다. <시인의 사랑>의 김양희 감독은 정영수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내일의 연인들>을 선보입니다. 독립영화 연출자들이 사랑하는 배우 장준휘가 출연한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는 아들의 성공을 바라는 아버지의 불안한 심리에 기반한 공포영화입니다.
다큐멘터리는 미처 관심 두지 못하거나 잊고 지낸 이 사회의 사각지대에 초점을 맞춰 개선과 자각을 촉구합니다. 고향을 떠난 한민족 핏줄의 삶과 죽음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 온 김소영 감독은 이애림 감독과 공동 연출한 <화광: 디아스포라의 묘>로, 부산, 할매, 정원 등의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는 작업을 해 온 김지곤 감독은 <여기, 나의 정원>을 통해 젊은이들이 떠난 마을에서 정원이 갖는 의미에 관해 묻습니다. 함유선 감독의 <평화가 사람 속을 걸어다니네>는 제주도 강정 해군기지 건설에 따른 마을 주민들의 갈등 그 이후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관심을 끕니다. 남순아 감독의 <해피해피 이혼파티>는 이혼이 더 나은 관계를 이끌 수 있음을, 그래서 축하할 수 있는 기념으로 접근합니다. 실험다큐 <포리징 삼부작>은 거대 다시마가 모습을 드러내는 결말의 웅장함이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나쁜 친구>와 <바다 위의 별>은 애니메이션입니다. 각각 선악을 가리지 않는 아이의 따뜻한 마음과 악화하는 지구 환경에 관한 걱정의 마음이 울림을 줍니다. 경쟁부문, 새로운선택 부문과는 또 다른 매력의 페스티벌 초이스 부문을 통해서 축제의 기분과 발견의 기쁨과 한 해의 경향을 모두 챙기시기 바랍니다.

 

서울독립영화제2021 프로그램위원회
김동현(서울독립영화제2021 집행위원장)
박수연(프로그램팀 팀장)
허남웅(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