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독립영화제2019 웹데일리 04호

[CT] 191130 아카이브2 시네토크

김소영 감독의 80년대 단편 두 편 <겨울환상>과 <푸른 진혼곡>, 그리고 90년대에 김소영 감독과 한국여성민우회, 여성영상집단 바리터가 공동기획제작한 <작은 풀에도 이름 있으니>를 묶어 아카이브 섹션에서 상영했다. 기록되지 않고 사라졌던 그 시절의 여성 영화들을 다시 만나볼 수 있는 귀한 자리였다. 삭제되고 분절되어 왔던 여성의 역사는 영화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어떠한 벽들에 막혀 계속해서 전해 내려오지 못했던 훌륭한 여성 감독의 영화들을 발굴하고 복원한다는 것 자체로 큰 의미가 있는 프로그램이다. 김소영 감독과 정재은 감독이 함께 한 시네토크를 들어보자.  
 글_데일리팀 오윤주 / 사진_SIFF2019 사무국
[INTERVIEW] 기대받지 않는 하루를 끊임없이 살아간다는 것 
– <69세> 임선애 감독
스쳐 지나가는 작은 바람에 코끝이 얼어붙고, 발치에 내리 앉은 가을낙엽들이 더 이상 바스락거리지 않을 때 우리는 겨울을 실감한다. 이 계절은 힌 
‘숫자’의 변화를 알리기도 해서인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우리는 왜 항상 지난날을 그리워하며 나아갈까.  영화는 효정을 향한 시선과 대화들이 낯설지 않게 나열되며 남은 생을 향해 바지런히 나아간다. 중년 노인의 삶을 담담하게 관통하는 <69세>의 임선애 감독을 만났다.

글_데일리팀 백승해 /사진_SIFF2019 사무국
[REVIEW] 오재형 <모스크바 닭도리탕> 
– 모스크바와 닭도리탕, 그 색다른 맛으로의 여행
 ‘모스크바’, ‘닭도리탕’ 너무나도 이질적인 두 단어가 만나며 생기는 충돌 그리고 느껴지는 이질감, 이 두 단어의 조합을 처음 들었을 때의 그 감정 그 자체가 이 영화를 가장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오재형 감독의 신작 <모스크바 닭도리탕> 은 충돌된 이미지를 음악과 내레이션으로 묶어 여행에서 느낀 자신의 감정 덩어리를 전달하는, 색다른 맛의 요리이다. 

글_관객심사단 김윤정
[INTERVIEW]  다르지만 같은 우리의 X-월드 – <웰텀투X-월드> 한태의 감독 
‘나는 엄마와 친할아버지의 오래된 아파트에 얹혀산다.’ 이 기묘한 동거의 주인공은 <웰컴투X-월드>의 한태의 감독이다. 엄마가 시월드에서 나오지 않는 이유가 궁금해 카메라를 들고 무작정 엄마를 찍기 시작했다는 한태의 감독은 한 손에 스쿠터 헬멧을 들고 볼이 발개진 채로 등장했다. 당차고 씩씩한 딸과 수줍음 많은 엄마가 서로를 보듬어가는 
이 사랑스러운 모녀의 이야기에 한번 귀를 기울여 보았다.
글_ 데일리팀 김윤지 / 사진_SIFF2019 사무국
[REVIEW] 이옥섭 <세마리> – 세 마리의 대화
<세 마리>의 달기는 불가해한 관계를 어떻게든 이해하기 위해, 속내를 듣기 위해, 제대로 대화하기 위해 가진 돈을 탈탈 털고 값비싼 물건들을 몽땅 내놓으며 커뮤니케이터를 초대한다. 그러나 우리가 서로의 솔직한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 이 요원한 관계가 다시 바짝 당겨질 수 있는 걸까. 그렇게 순진하고 무구한 식이라면 좋겠지만 <세 마리>의 등장인물(또는 등장 견(犬))의 대화를 보고 있자면 관계라는 것은 너무 많은 품이 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쉽지 않다. 
                                  글_관객심사단 양나래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
서울시 마포구 마포대로 182-10, 성촌빌딩 301호

2019.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