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 DAILY vol.2
  27 November 2021
[INTERVIEW] ‘아직 닿지 않은 편지’ – <쓰는 일> 유재인 감독

편지를 확장해보면 지망생 혹은 수많은 예술가들이 무언가 쓰고, 작업하고 있지만, 어디에도 닿지 못하는 일과 닮았다.
나도 그런 사람들 중 한 명이다. 예술 분야가 다양하지만, 대부분 기고하거나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편지도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응답받지 못한 작업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생각도 많이 든다.
수취인 불명의 편지는 진심을 다해서 쓴 편지임에도 휩쓸리다가 폐기되어 버려진다는 게 정서적으로 허무하고 안타까웠다. 버려지거나 잊히는 것들에 마음이 쓰였다. 이런 모든 것들을 편지라는 상징으로 표현을 하고 싶었다.

(중략)
역사에 남고, 찬사받는 예술 작업만 필요한 건 아니다. 예술은 실용성과 무관한 영역이고,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다. 다른 사람이 좋아해 주면 물론 좋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것만으로도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쓰는 일>이 나를 포함한 답장을 찾아 헤매는 사람을 다독여줄 수 있다면 좋겠다. 

글: SIFF2021 데일리팀 김민범
사진: SIFF2021 사무국
[REVIEW] ‘이토록 매력적이고 자연스러운 연대’ – <퇴직금> 전재연

인물들의 처절한 상황을 자극적으로 묘사함으로써 연대를 이루는 작위성이 없다폭력의 경험이라는 공통점은 서로를 향한 이해의 시발점이 되었을 뿐둘의 관계에 있어서 큰 역할은 하지 않았다대신 자기 일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이들을 묶어준다이들의 연대가 억지로 꾸며낸 게 아니라 진짜같이 느껴지고내 주변에도 있는 것처럼 친숙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그렇기에 영화의 결말은 무척이나 통쾌하다눈물지을 만큼 애틋한 서사가 없더라도 연대함으로써 서로의 동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못난 남자들과의 관계가 끝난 것은 사실상 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퇴직금>의 핵심이었던 옷을 만드는 일을 통해 그간의 노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이들의 매력적이지만평범한 연대를 증명하는 연갈색 원피스가 더 선명히 기억에 남는다.


글: SIFF2021 관객심사단 안다슬
[REVIEW] ‘척박함을 딛고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 <불모지> 이탁

불모지는 욕망만을 좇다가 마음이 메말라버린 사람들을 비유적으로 나타낸다그 자체로 생명력을 가진 과 인간의 마음은 별반 다를 바 없다삶의 기쁨과 슬픔고통 등의 감정들을 느끼고타인과 함께 살아가려는 마음이 인간이 가진 생명력이다이를 놓친다면 무엇도 자랄 수 없는 척박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날 뿐이다척박한 땅을 딛고 선 이들에게 정말 사람답게’ 살아간다는 건 무엇일까영화를 통해 마음의 불모지가 가져온 비극을 마주해보길 바란다.
글: SIFF2021 관객심사단 이가인
서울독립영화제2021    

WEB DAILY vol.2 2021년 11월 27일

서울독립영화제 사무국   02-362-9513
press@siff.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