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 DAILY vol.3
  28 November 2021
[GV] 본선 단편경쟁 4: 관객과의 대화 (211126)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의 본격적인 상영 첫날,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네 편의 영화가 모인 본선 단편경쟁4의 GV가 진행됐다. 일상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건전지의 분주한 활약을 그린 귀엽고, 다정한 애니메이션 <건전지 아빠>, 절친한 친구와 멀어지는 물리적 거리감을 달리기를 통해 감각하는 <어디에도 없는 시간>, 여름의 시작을 영화적 리듬을 통해 실험하듯 담아낸 <입하>, 비슷한 듯 다른 두 여성의 느슨하지만, 단단한 연대를 그려낸 <퇴직금>. 박근영 모더레이터의 진행으로 <건전지 감독>의 전승배 감독, <퇴직금>의 조민경 배우, 전재연 감독이 관객들과 만났다.

글: SIFF2021 관객심사단 이서현
사진: 김조성
[INTERVIEW] ‘매몰되지 않는 시간’ – <혜옥이> 박정환 감독

어떤 시기를 매몰비용의 오류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매몰비용과 매몰비용의 오류에 대해 직접 정의한 바가 궁금하다.   
계속하면 되겠지시간과 노력이 해결해주겠지’ 하며 단순하게 몇 가지만을 계산에 넣은 채 강요하는 그 모습은 딸의 인생을 가지고 도박을 하는 느낌이었다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서 불확실성을 밟고 있는 아이러니가 있다.
개인적으로 실패와 실패의 과정은 매몰비용이 아니라 인생이라는 여정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실패의 과정을 트라우마로 삼아 회피하거나아픈 흉터로 남겨두는 것혹은 그걸 통해 성장하는 건 개인의 몫이다하지만 개인의 몫이어야 할 것을 주체적으로 정의하지 못하게 하는 환경이야말로 잔인한 것이다나 또한 <혜옥이>를 찍기 전까지 해왔던 영화 중 엎어진 것도 많다그 순간에는 좌절하고 매몰비용이라고 생각하기도 했다하지만 인생이라는 과정에서는 모든 게 다 기회비용이지 않을까.


글: SIFF2021 데일리팀 양나래
사진: 정민영
[REVIEW] ‘그 자체로 완벽한’ – <완벽한 동그라미> 최민경

모난 도형이 원이 되기 위해서는 모서리를 깎아내야 한다관계 맺음에 있어 어느 정도의 양보는 필요하지만그것이 나의 일부를 깎아내는 고통일 필요는 없다네모난 안경을 쓰고각진 체크 셔츠를 입은 재호는 쇳독을 일으켜 세미를 아프게 하던 원 모양 목걸이를 그녀의 목에서 풀어낸다완벽한 원이 될 필요가 없다고너 자체로 이미 완벽하다는 재호의 말은 세미뿐 아니라 자신을 잃어버리는 관계를 지속하는 모두를 위한 것이다동그라미네모혹은 하트어떤 형태라도 지금 그 모습 그대로 충분하다고영화는 우리에게 위로 섞인 조언을 건넨다.
글: SIFF2021 관객심사단 이서현
[REVIEW] ‘우리가 바란 건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 <짝사랑> 주영

오늘도 우리는 일방적으로 을이 되고피고용인이 되고기본적인 안전장치 없이 현장으로 사회로 내몰리고 있다영화가 끝나고 크레딧이 올라가도 삐걱거리는 기계 소리는 지치지 않고 울린다.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 하지 못하는 인물들이 그러하듯조용한 영화는 뜨거움이 없어 서늘하게 느껴지기도 한다그럼에도 그 인물들을 포착하는 시선은 집요할 정도로 따스하다작업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인범이지만그가 무엇을 용접하는지어떤 기계를 만지는지무엇을 들고 이동하는지는 잘 보이지 않는다앵글 안에는 그저 인범이 있다한 사람이 있다어쩌면 이 영화는 답장을 기대하지 못한 채 인범들에게 부치는일방적이어서 슬픈 편지일지도 모르겠다.

글: SIFF2021 관객심사단 김혜영
서울독립영화제2021    

WEB DAILY vol.3 2021년 1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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