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 DAILY vol.7
  2 December 2021
[INTERVIEW] ‘떠나온 집, 돌아갈 집’ – <집에서, 집으로> 지혜원 감독

서재송 원장은 1966년부터 덕적도에 위치한 성가정의 집과 성 원선시오의 집을 운영하며 30년간 1,600명의 아이들을 미국으로 입양 보냈다위탁 부모인 서재송인현애 부부를 만나기 위해 43년만에 한국을 방문한 김명희는 카메라 앞에서 입양인으로서 경험한 미국에서의 삶에 대해 고백한다서재송 원장은 성가정의 집이 폐원한 후에도 자신을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미국 입양인들을 위해 입양 관련 자료들을 모으고기록한다. <집에서집으로>는 한 개인의 강박에 가까운 기록물에 주목함으로써 입양 기록이 입양인들에게 갖는 의미를 찾고지속적인 책임을 다 하지 않는 사회에 책임을 묻는다.
<집에서집으로>에서 인물들은 카메라 앞에서 내밀한 고백을 하기도 하고때로는 카메라와 제작진을 전혀 의식하지 않은 듯 노래를 하거나 언쟁을 한다지혜원 감독송우용 프로듀서와 함께 다큐멘터리 제작자로서 카메라 앞 인물과의 관계 형성에 대한 이야기와 해외 입양인에 대한 사회적개인적 부채의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글: SIFF2021 데일리팀 송은지
사진: 정민영
[INTERVIEW] ‘사상이 달라도 밥은 같이 먹자는 말’ – <수프와 이데올로기> 양영희 감독

양영희 감독의 부모님은 오사카의 친북한계 재일동포 단체인 조총련의 활동가이다양영희 감독은 1971년 재일조선인 북송사업으로 세 오빠들을 북한으로 떠나보낸다감독은 북한에 간 오빠들과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디어 평양>을 2005년에 제작한 후 북한 입국금지령을 당하고, 2009년의 <굿바이평양>에 이어 2021년 <수프와 이데올로기>에 이르는 가족 다큐 삼부작을 완성한다.
양영희 감독에게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책임을 느끼면서 까지 영화를 만드는 이유에 대해 물었다감독은 몇 년 후가 될지 모르겠지만우리 가족들이 이런 바보 같은 시대가 있었다’ 말하며 술이나 한잔 하면서 내 영화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영화로서 기록을 남기는 거다이렇게 남기지 않으면 북송된 사람들의 존재가 지워진다.”고 말했다.
<수프와 이데올로기>는 오사카 출신인 양영희 감독의 어머니로부터 자신이 미군의 폭격을 피해 제주에 잠시 머물렀던 어린 시절, 4,3사건을 경험했다는 고백을 들으며 시작된다감독은 어머니께서 가슴에 묻어 뒀던 4.3사건의 피해 경험을 들음으로써 비로소 오빠들을 북한으로 보내면서 까지 북한에 충성했던 이유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수프와 이데올로기>는 국가 지배 이데올로기의 격변과 국가폭력 사건의 경험들을 체화하고 살아가는 한 가족에 대한 기록이자, ‘사상이 달라도 같이 밥을 먹자는 공존에 대한 보편적인 메시지이다.

글: SIFF2021 데일리팀 송은지
사진: 정민영
[REVIEW] ‘관계의 상실이 주는 성장통’ – <만인의 연인> 한인미

혜선은 유진에게 원래 사람들은 자기 걱정밖에 안 한다며다시 공을 던지라고 말한다사람은 이기적이기에유진처럼 자신을 최선으로 두고 살아가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하지만 공을 언제든지 놓쳐 떨어뜨릴 수 있는 것처럼자신이 잘 해내려고 아등바등했던 일이 언제든지 어그러질 수 있다그렇기에 떨어뜨린 공혹은 기대치 않은 결과에 좌절할 필요가 전혀 없다그저 다시 공을 주워 앞으로 던지면 된다유진이 아픔을 겪고도 다시 일어서는 것처럼 말이다.

유진은 더이상 떨어지는 접시를 속수무책으로 맞지 않는다. 그렇다고 모든 접시를 잡으려고 뛰어다니지도 않는다. 그녀는 모든 접시를 잡아낼 수 없으며, 잡아낼 필요도 없다는 사실을 이제 안다. 관계의 실패는 그녀를 아프고 외롭게 했지만, 환상의 세계가 아닌 현실의 세계에서 살아갈 능력을 주었다. 이제 우리는 유진의 선택을 걱정 대신 응원 어린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


글: SIFF2021 관객심사단 이서현
서울독립영화제2021    

WEB DAILY vol.7 2021년 12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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