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 DAILY vol.2
  3 December 2022
[INTERVIEW] ‘평행선, 나란히’ – <두 사람을 위한 식탁> 김보람 감독
처음으로 주인공이 있는 다큐멘터리를 찍었다. 다큐멘터리 주인공을 선정하는 감독님만의 특정 기준이 생겼는지 듣고 싶다.
그만큼 좋아하느냐 것 같남의 삶을 찍는 일이다 보니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찍는 과정도 힘들고, 편집도 힘들다하고  후의 보상 크지 않자기가 진짜 좋아하지 않으면 힘들다이런 면에서는 일주일 기다려서 새끼가 부화하는 장면 하나 찍는 자연 다큐랑 비슷하다영화를 만들고 나서도 주인공들이 싫다고 하면 영화는 공개되지 못한. 그럼 그 기간 동안 투자한 시간과 돈은 물거품이 된다. 그런 상황도 감수  있을 만큼 이 사람들을 좋아하는지가 제일 중요 기준이다.
상옥 선생님과 채영 씨는 일반인이다 분들의 삶을 기록하고 싶다는  내 욕심이다그렇다면 3자인 나와 카메라가 들어옴으로써 이 사람들 삶에 무엇을 줄 수 있을어떤 시간이 되어야 할지를 생각했다상옥 선생님과 채영 씨의 경우내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병에 대 대화를 회피하고 계셨다. 다행히도 다큐 촬영이 대화의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
결국  모든 게 지나고영화가 만들어지지 않아도 그 인물을 미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느냐는 질문이 중요하다.
글:  SIFF2022 데일리팀 정희진
사진: SIFF2022 사무국
[INTERVIEW]‘잠시 뭉쳤다 흩어지는’ – <을지로> 김현탁 감독
을지로는 어떻게 시작한 이야기인지 듣고 싶다. 
을지로에서 책방을 하는 지인에게 주변 공간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다큐멘터리 조감독 출신이기는 하지만, 다큐멘터리는 아무나 하는 작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더 잘 할 수 있는 분에게 부탁하는 편이 좋겠다고 말했었다. 단편 극 영화로 작업을 해달라고 다시 제안을 받았다. 이야기는 자유롭게 대신 배경은 을지로로. 
<을지로>는 19년 1월에 찍은 작품으로 시작 자체가 조금 달랐다. 프로젝트로 시작해서 공간 위주의 작업을 해야 했다. 을지로가 어떤 세계인지 들여다보는 과정이 있었다. 시나리오 작업을 하면서 한 달 내내 을지로에 있었다. 공간을 파악한 뒤에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 내가 만드는 이야기마다 부재나 상실이 들어간다는 생각을 한다. 이번 단편 작업에서는 공간이 주는 메시지가 있으니, 공간이 어떻게 이야기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고민했다. 공간성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촬영했다.
영화를 준비하던 2018년, 2019년의 을지로는 토박이와 새롭게 유입된 사람들이 뒤섞여 어울림과 다툼을 반복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을 멜로드라마로 풀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  SIFF2022 데일리팀 김민범
사진: SIFF2022 사무국
[REVIEW] ‘다르고 닮은 여인들의 삶’ – <두 여인> 장선희
잃어버린 딸을 찾는 전단을 돌리다가 슈퍼에서 아이스크림을 집은 여인은 신문 배달을 하느라 마침 거기 있던 소녀에게 전단과 함께 아이스크림도 건넨다. 다른 게 아니라 아이스크림이어서, 녹기 전 소녀도 그 자리에서 여인과 같이 먹고 가기를 택한다. 그렇게 초면인 두 인물이 콘 아이스크림 하나만큼의 대화를 시작한다. 
두 인물이 나란히 앉을 때부터 한 명이 떠날 때까지, 하나의 숏으로 길게 이어지는 대화 장면은 인상적이다.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편집은 없고, 카메라를 고정시켜 프레이밍의 변화도 없다. 마치 그 시간만큼은 어떠한 개입도 되지 않기를 바라는 듯한 태도로, 대화의 호흡, 사이의 정적, 모든 표정 변화와 시선의 행방을 고스란히 정면으로 담았다. 그렇게 대화의 전체를 리얼 타임으로 지켜볼 수 있게, 관객을 보다 온전한 목격자로 만든다.
글:  SIFF2022 관객심사단 이미주
[REVIEW]‘그림자는 그늘이 되어’ – <현수막> 윤혜성
<현수막>은 상실의 둘레에 머문다. 축적되어온 상처들을 찬찬히 헤아리면서도 그 바깥으로 환기한다. 짙은 녹음에 싸여 그림자가 지다가도 금방 빛이 드리우는 것은 영화를 관통하는 흐름이다. 현수막을 지탱해 준 단단한 나무처럼 가족이라는 존재는 무던히 늘 그 자리에 있다. (중략) 그들은 마지막까지 오른다. 천천히 계속 올라 오랫동안 달려있던 현수막을 수거한다. 그렇게 쌓인 현수막을 버리고 나니 오히려 오래 비워둔 공백이 채워지는 듯하다. 동네의 전경이 내려다보이는 난간에 기대어 비로소 크게 호흡해 본다. 비 온 뒤 먹구름은 걷히기 마련이고, 눅진한 공기에도 선선한 바람이 한 줄기 빛처럼 불어올 것이다. 때 묵힌 감정들을 그렇게 흘려보내 본다. 어쩌면 낯설고 서툰 날을 보낼지도 모를 세 모녀의 안부를 묻고 싶다. <현수막>을 관람하는 이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잠시나마 흘려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글:  SIFF2022 관객심사단 조영은
[REVIEW] ‘이야기 바깥의 삶을 바라보기’ – <행인> 이경호, 허지은
<행인> 서로를 향한 작은 관심을 말하는 인물들을 통해그리고 그들 사이의  거리를 재촉하지 않고 좁혀 나가는 카메라를 통해행인의 자리를 프레임  무명의 움직임이 아니라 기대하고 기다리는 존재의 자리로 바꿔 놓는다비록 프레임 뒤편의 희미한 역할이라도배우는 그를  명의 존재로 만들 것이다각자의 맥락과 역사 안에서 기대하는 것을 기다리는  명의 존재그렇기에 배우의 일은 멋있다그리고  명의 인물을 존재로 만드는 배우의 일이 멋있다면서로의 맥락이 되어주며 함께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 멋있다화이는 첫눈을 어떻게 기억할까전화를 피하며 홀로 공원을 떠돌던 순간에 바라본 쌀쌀함만이 아니라 연주아니 선화와 나눈 시선의 따뜻함 또한 기억할  있다면 좋겠다.
글:  SIFF2022 관객심사단 김태현 
[REVIEW]‘인생의 불이 하나씩 꺼져갈 때’ – <빛> 국도원
<빛>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주인공은 절망 끝에 서 있지만 도움을 요청한다. 쓰레기의 존재를 착실히 인정한다. 그리하여 절망 끝에 도달하였어도 다시 돌아 나올 수 있음을 새삼스럽게 상기시킨다. 영화는 시종일관 쓰레기장 같은 방 안에서 진행된다. 쓰레기를 버리는 범인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도 그곳 역시 쓰레기장이다. 어둡고, 바퀴벌레가 돌아다니며 발 디딜 틈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말미의 창문을 여는 순간이다. 빛을 가리던 판자를 떼어내는 순간이다. 쓰레기를 소각하고, 바깥과 공기가 통하도록 뻑뻑한 창문을 활짝 여는 행위다. 어둡더라도 영원히 어둡지 않고, 희미하더라도 빛이 비치지 않는 곳은 없다. 이 부정적이고 긍정적인 영화에 대해 오래 생각한다.
글:  SIFF2022 관객심사단 안민정 
서울독립영화제2022
WEB DAILY vol.2 _ 2022년 12월 3
서울독립영화제 사무국   02-362-9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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