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 DAILY vol.3
  4 December 2022
[GV]221202_본선 단편경쟁3_관객과의 대화
웃고, 울고. 톡톡 튀는 네 편의 영화들이 묶인 본선 단편경쟁 3 섹션 상영이 12월 2일 CGV압구정(본관) 3관에서 있었다. 모더레이터 곽민승 감독의 진행으로 영화 상영 후에는 <귀귀퀴퀴> 새훈 감독, <급처합니다… 네고 불가> 박현웅 감독, <힘찬이는 자라서> 김은희 감독, 김민서 배우, 손수현 배우, <맞담> 유은아 배우가 모여 이야기 나눴다. 새훈 감독의 말처럼, 관객의 각기 다른 경험과 영화가 만나 더욱 복잡한 질문들이 만들어졌다. 약 1시간 동안 이어진 긴 대화는 비로소 네 편의 영화를 완성하는 시간이었다. 
글:  SIFF2022 관객심사단 조영은
사진: 서울독립영화제 홍보팀
 [INTERVIEW]‘허물어진 기억과 망각된 공간’ – <유니버스> 원태웅 감독

영원하길 바라는 염원과 달리 ‘유니버스 백화점 3년 동안 한시적으로 존재했던 공간이다영화의 언급대로 자료를 찾는 데 많은 어려움을 느꼈을  같은데.

강동구청이고 역사박물관이고  찾아봤는데 없었다. 인터뷰하는 선생님들께도 항상 처음 통화하면 물었던  자료가 있는지였다. 그때는 요즘처럼 휴대폰도 없고, 무거운 필름 카메라를 챙겨서 굳이 백화점 앞에서 찍는 사람도 적었다. 오히려 그래서 다행이란 마음도 들었다. 만약 내가 실제 이미지를 발견했다면,  기억을 향한 간절함이 사라질 수도 있다
이미지가 없으니 덕분에 유추할 수밖에 없었다. 옛날에는 하얀색의 유니버스라고 적힌 외관이 이제는 노란색 페인트로 칠하고 이마트로 상호를 바꿨지만, 건물의 모양은 같았다. 오히려 그때의 모습을 상상하는  재미있었다. 어떻게 내용과 이미지를 통해  모습을 끌어낼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다.
백화점 앞에 있던 놀이 기구도 기억 속에서는 디스커버리호 같은 형태의 우주선일 것만 같았는데 인터뷰를 들어보니 아니었다. 구글링으로  기억과 비슷한 이미지를 찾았다. 비슷한 시기에 부산에 있는 태평백화점 앞에 우주선 놀이 기구가 있었다는 기록과 함께 사진  장이 있었다. 지금 보면 조악하게 느껴지는 웅장하지도 않은 사진을 보면서 아마 저런 형태의 놀이 기구가 아닐까 상상만 했다.
글: SIFF2022 데일리팀 최현수
사진: SIFF2022 사무국
 [INTERVIEW]‘보이는 것도 기억하는 것도, 전부는 아니다’ – <소녀> 이기홍 감독

두 분의 배우가 계속해서 영화를 이끌어가고, 사건의 국면마다 연기의 뉘앙스도 계속 바뀌지 않나. 어떻게 이 두 배우를 만나 함께 작업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과정을 통해 캐릭터를 만들어 갔는지가 궁금했다.

배우가 가지고 있는 느낌에 따라 영화가 많이 달라질 수 있다 보니 고민이 많았다. 다행히 좋은 배우들을 만나 같이 얘기를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캐릭터가 만들어졌다. 연기의 톤은 특정 지점마다 이야기를 나누면서 주인공의 심리 상태 혹은 작중 상황들에 맞춰 바꿔갔다. 말씀처럼 연기의 뉘앙스가 계속 달라지는데 완전히 이질적이지 않게 이어갈 수 있던 건 두 배우의 능력이고 역할이었다.
주인공의 경우 캐스팅 당시 중요하게 여겼던 요소가 강인한 이미지와 천진한 이미지가 함께 있었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최성은 배우가 딱 그랬다. 진지해 보이기도 하지만 문득문득 천진난만한 모습이 있었다. 김범수 배우 같은 경우엔 초반에 얼굴이 안 보이기 때문에 문 너머에서 들리는 호흡이라든지 목소리만으로 집중력을 유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른 작품에서 봤을 때 잠깐의 등장만으로도 이목을 끄는 배우였기에 눈여겨보다가 연락을 드렸다.
글: SIFF2022 데일리팀 김송요
사진: SIFF2022 사무국
 [INTERVIEW] ‘서툰 존재들을 위한 깊은 잠’ – <빅슬립> 김태훈 감독

<빅슬립>의 인물들이 처한 삶은 가혹하다. 한 번쯤은 슬픔에 잠겨 눈물을 흘릴 법도 한데, <빅슬립>의 인물들은 슬퍼하지 않는다.

연민은 상당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두 사람이 밥을 먹을 때, 길호가 기영에게 ‘저 불쌍하죠’라 말한다. 기영은 ‘네가 뭐가 불쌍해, 네가 불쌍한 척 불쌍해지는 거야’라 대답한다. 이 대사는 <빅슬립>에 대한 일종의 선언이다. 기영과 길호를 관객이 연민 어린 시선으로 보지 않게 하겠다는 태도를 끝까지 지켜나가고 싶었다.
음악 작업, 믹싱 등 후반 작업에서도 이 태도를 끝까지 견지하려 했다. 예를 들어 음악이 자아내는 감정선을 조율할 때, 관객이 연민을 느낄 것 같으면 다시 작업했다. 믹싱 작업도 마찬가지였다. 예를 들어 후반부 길호가 영범과 축구를 하면서 노는 장면에서 엠비언스를 없애고 음악만 남았다면 엄청 슬픈 장면이었다. 그 장면에서 되려 아이들의 웃음 소리를 더 키우고, 아이들의 동심을 살리는 방향의 음악을 삽입했다. 슬픔의 감정을 그 인물이 아닌 관객 자신의 삶에서 발견하기를 바랐다.
글: SIFF2022 데일리팀 최현수
사진: 강민수
[REVIEW]‘꿈틀거리는 비극’ – <그리고 집> 정은욱
어두운 잿빛 하늘과 차가운 겨울 공기, <그리고 집>은 유토피아를 상상하는 것조차도 허락되지 않는 창백한 화면 색감 속에서 붉은 신호들을 따라가도록 이끈다. 터져버린 복분자주를 흐르는 물에 씻겨 보내는 수진의 불온한 얼굴, 그리고 공허한 눈빛이 극을 감싼다. 수진은 먹지 못하는 선지를 억지로 삼키고, 식사 자리에서 아버지를 간호하는 어머니를 지켜본다. 비위 상하는 일은 비단 식사자리에서 뿐만이 아니다. 부모님과 한집에 머무는 한 계속될 것이다. 숨이 턱 막히는 것을 애써 감내해야 하는 시간의 연속이다. 이른바 ‘좀비화’는 먼 미래가 아니다. 투병 중인 아버지, 간병하는 어머니, 그리고 그들에게 보호를 강요받는 수진까지도. 살아보려는 몸부림에도 비극적인 미래는 곧 현실이 된다. 이곳에서 한시라도 빨리 떠나지 않으면 삼켜져 사라질 것도 같다. 그것이 자의든, 타의든. 그래서 떠나야 한다. 
글:  SIFF2022 관객심사단 조영은
서울독립영화제2022
WEB DAILY vol.3 _ 2022년 12월 4
서울독립영화제 사무국   02-362-9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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