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꽃

서울독립영화제2012 (제38회)

새로운 선택

이돈구 | 2012 | Fiction | Color | HD | 103min

SYNOPSIS

18세의 ‘성공’은 또래 아이들에게 늘 괴롭힘의 대상이었고 그날도 아이들을 따라서 ‘장미’라는 여고생의 집에 끌려간다. 그들은 아무 죄책감 없이 차례대로 집단 성폭행을 한다. 이 현장에서 벗어나고 싶은 성공 역시 무력으로 장미 방으로 들어가게 된다. 10년 후, 성공을 비롯한 3명의 친구들은 사회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성공은 무엇에 이끌려가듯 교회에 나가게 되고 그곳에서 장미를 다시 만난다. 그 이후로 성공은 오로지 용서를 받기 위한 삶을 살아간다. 서로 가까워지고, 모든 게 아름다워지고,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이 용서를 받았고, 장미 역시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한다. 어느 날 장미가 고통을 토해 내는 사건이 일어나고 충격에 빠진 성공은 3명의 친구들를 차례대로 찾아가면서 돌이킬 수 없는 사건이 벌어진다.

DIRECTING INTENTION

죄를 지으면 그 죄에 상응하는 벌을 받게 된다. 그 책임은 반드시 본인이 져야 한다.

FESTIVAL & AWARDS

2012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DIRECTOR
이돈구

이돈구

2008 <무엇이든 해결해 드립니다.>

STAFF

연출 이돈구
제작 김희성
각본 이돈구
촬영 강문봉
편집 이돈구
음악 뮤직큐브
미술 김미란
음향 한명수
출연 남연우

PROGRAM NOTE

<가시꽃>은 죄의식과 용서, 그리고 단죄의 드라마다.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두 인물을 대비시키며, 용서받지 못한 자와 용서하지 못하는 자의 고통을 보여 준다. 두 사람의 상처는 대립적이다. 피해자의 상처와 가해자의 상처. 결코 지워질 수도 없고 양립할 수도 없는 두 개의 상흔. 성공은 장미에게 용서를 구하지 못했고, 장미는 끝내 성공이 가해자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영화는 씻을 수 없는 상처로 인한 비극을 보여 주는 데 집중하면서 한번 벌어진 일은 결코 주워 담을 수 없다는 사실을 각인시키고, 끔찍한 범죄는 다시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한다.하지만 상당히 논쟁적인 지점도 남긴다. 성공이 행한 행동이 장미에겐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장미가 성공을 용서할 수 있었을까? <가시꽃>은 단선적으로 보이면서 복합적이고, 복합적이면서 단선적이다. 씻을 수 없는 죄의식과 용서에 대한 갈구. 가해자이면서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었던 한 남자의 운명의 고리. 그러나 여전히 남아 있는 상처들. 한 신인 감독의 집요한 문제의식과 그것에 근접하려는 노력을 <가시꽃>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영화는 때론 롱테이크로 호흡을 유지하고, 때론 거칠고 짧게 장면을 잘라 내면서 완급을 조절한다. 불규칙적이면서 거친 스타일은 마치 성공의 성격을 보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영화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수많은 영화들이 만들어지는 요즘 날것 그대로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해낸 흔치 않은 경우이다.

조영각/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