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디어

본선 단편경쟁

김소희,전도희 | 2023 | Fiction | Color | DCP | 25min (K, E)

TIME TABLE
12.1(금) 14:20-15:42 CGV압구정(본관) 2관 E, K, GV, 12
12.3(일) 11:00-12:22 CGV압구정(본관) 2관 E, K, GV, 12
12.5(화) 20:00-21:22 CGV압구정(신관) 4관 E, K, GV, 12
SYNOPSIS

2027년. 청각장애를 가진 대학 졸업반 학생 가을(25세, 여)은 팀으로 진행되는 졸업 작품 참여 여부를 묻는 교수의 배려 아닌 배려에 고민에 빠진다. 한편, 주변에서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AI 어플 ‘마이디어’에 관심이 생긴 가을은 하굣길에 설치해 본다.
-지금 마이디어와 대화해 보세요.
핸드폰 화면에는 가을의 또래로 보이는 남자가 서 있다. 가을은 어플의 자막 기능을 실행해 남자와 대화를 한다. 남자는 자상한 태도로 유연하게 대화를 이끈다. 남자와 시간을 보내는 것은 일상이 되어 가고, 가을은 자주 웃게 된다.
즐거운 일상도 잠시. 가을은 끝내 졸업 작품 팀 구성에 포함되지 못하고, 설상가상으로 ‘마이디어’의 자막 기능마저 사라지고 만다. 가을은 자신의 안식이 되어 주던 ‘마이디어’와 다시 소통하기 위해 용기를 내보기 시작한다.

DIRECTING INTENTION

장벽을 넘어, 마음으로. 배려를 넘어, 배움으로.

FESTIVAL & AWARDS

2023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왓챠상, 선재상

DIRECTOR
김소희

김소희

2020 해로
2021 소년

전도희

전도희

STAFF

연출 김소희, 전도희
제작 문아영
각본 전도희
촬영 표태욱
편집 김소희
조명 표태욱
음악 김윤혜
미술 정은수
출연 전도희, 김민철

PROGRAM NOTE

영화는 청각장애가 있는 대학생 가을이 강의를 보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가을은 문자 통역 지원을 받으며 강의에 참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두운 교실에서 교수의 입술을 읽을 수 없고 강의실 앞에 있는 강의 자료와 자신의 옆에 있는 문자 통역사의 노트북 화면을 번갈아 가며 확인해야 한다. 이야기는 가을의 일상생활을 따라가며 주변 사람들과 의사소통하는 방식을 보여 준다. 친구들과의 대화는 막힘이 없고, 버스 안에서는 엄마와 영상통화로 이야기를 나눈다. 반면 교수는 가을이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배려’의 취지로 ‘불편’할까 봐 졸업작품 참여를 하지 않아도 되는 선택권을 준다. 졸업작품에 참여할 계획이었던 가을은 선량해 보이는 비장애인으로부터 친절한 방식으로 배제된다. 한편 가을은 자신이 청각장애인이기 때문에 졸업작품을 해내지 못하는 것처럼 비칠까 걱정한다. 제목 ‘마이디어’는 AI 기술을 이용한 애플리케이션 이름으로 이용자와 소통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앱에는 자막 해설 기능이 포함되어 있는 AI 캐릭터와 자막으로 향하는 시선이 한 방향이기에 가을은 수월하게 AI와 의사소통한다. 이 인공지능은 배우려고 노력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기에 가을은 AI 캐릭터에게 수어를 가르친다. 그런데 앱이 업데이트되면서 자막 해설 기능이 사라진다. 앱의 개발자는 장애인 이용자를 미처 고려하지 못했고, 차별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설명한다. 착한 차별주의자들은 가을과 소통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의도와 상관없이 가을을 배제하는 결과를 낳는다. 반면 AI는 스스로 학습하며 가을과 수어를 통해 대화함으로써 의사소통의 가능성을 확장시킨다. 과연 영화를 만드는 우리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장애인 관객을 배제하고 있지는 않은가? 장애인과 비장애인 관객을 모두 포괄하는 영화는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 모두의 영화, 모두의 영화제를 만들기 위해서 우리는 이 질문을 스스로 던져 보아야 한다.

마민지 / 서울독립영화제2023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