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스윗 홈 – 국가는 폭력이다

서울독립영화제2011 (제37회)

본선경쟁(장편)

김청승 | 2011|Documentary|Color + B&W|HD|115min

SYNOPSIS

용산참사 이후 재판이 시작된다. 참사 직후 구속된 6명과 병원에 입원 중이던 3명(김성환, 천주석, 김창수)의 철거민에 대한 죄목은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치사였다. 검찰이 경찰지휘부에 대한 수사기록 3천 쪽을 공개하지 않자 이에 항의하던 변호인단은 재판을 거부하고 물러난다. 그럼에도 재판은 강행되었고, 2009년 가을 피고들은 일주일 만에 새로운 변호인단(김형태 등)을 선임한다. 이후 재판은 구속 만기일에 맞춰 일주일에 2회 밤낮없이 속행된다. 검찰이 화인으로 제시한 화염병에 의문을 가진 김형태 변호사는 발전기, 전동 그라인더 등 다양한 화재 가능성을 제시하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간다. 기대와 두려움 사이에서 법정을 오가던 3명의 불구속 피고들은 검찰로부터 징역 7년을 구형받고 선고까지 일주일의 시간을 갖게 된다. 고향을 다녀오고 동네를 돌아보며 각자 마음의 준비를 하던 피고들은 선고를 앞두고 눌러놓았던 말들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DIRECTING INTENTION

“사회폭력은 우리들의 주변, 일상에서 폭력으로 직접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역으로 질서유지 장치로서 드러나고 있다. ~ 체포되어 재판을 받는 것은 반드시 개인이고 형벌을 받는 것도 그 개인이다.” - 무까이 꼬오, <폭력론 노트> 中
2009년 1월 20일 폭력과 폭력이 충돌하는 사건이 있었다. 한 편의 폭력은 불만을 토로하려 하였고, 다른 한 편의 폭력은 침묵을 강요하였다. 침묵을 강요하는 폭력은 국가라는 권위로 역설적이게도 구성원 개인에게 폭력을 가하고 나아가 그 가정을 파괴시킨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세 분의 철거민을 통해 개발 우선의 재개발 정책, 재개발 과정에서 용역깡패의 폭행, 이에 대한 경찰의 묵인, 그리고 사법부의 편향된 판단까지, 국가폭력의 과정을 보이고자 한다.

FESTIVAL & AWARDS

2011 제11회 인디다큐페스티발/대화상
2011 제8회 서울환경영화제/관객심사단상

DIRECTOR
김청승

김청승

STAFF

연출 김청승(靑蠅)
제작 김청승(靑蠅)
촬영 김청승, 최진훈, 선호빈
편집 김청승(靑蠅)
음향 박동주
출연 김성환, 천주석, 김창수, 김형태

PROGRAM NOTE

<마이 스윗 홈 - 국가는 폭력이다>는, 용산참사를 겪자마자 병원에 입원하여 불구속 상태로 법원을 오가는 세 피고 김성환, 천주석, 김창수 씨의 재판과정을 따른다. 감독이 보기에, 저항하는 철거민을 국민으로 여기지 않는 이 나라는 그들을 죽여도 처벌받지 않고, 희생당해도 별 의미가 주어지지 않는, 명실상부한 “헐벗은 삶(호모 사케르)”으로 취급한다. 하늘에 가까이 올랐던 피고일수록 무거운 형량을 구형한 검찰은 그들을 사람보다는 “신이나 야수”로 여긴다. 권력 없는 이들의 선택을 박탈하며 폭력으로 돌변하는 국가의 힘 때문에 죽음이 세상 곳곳에 널렸고, 신화 속 영웅처럼 될 길 없는 생존자들이 “무덤을 제외하고는 갈 곳이 없는”(데 프레) 극한 상황에 처한 채 싸울 수밖에 없다는 이치는 현대 정치철학이 이미 증명한 바다. 극단에 놓인 이들의 삶이 최고선을 지향하는 정치결사의 정점인 국가의 역설과 난국을 드러내며, 여기서 용산과 같은 대참사가 탄생한다는 데 감독은 동의한다. 국가의 최고선이라 주장되는 기능이, 기실 이 주권기구의 파멸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제작자는 흔들림 없이 생존자들의 입장에 서며, 인간으로 존재하는 그들의 삶을 기억하려 분투한다. 국민이고자 싸움을 시작했으니, 이 땅을 뜨고 싶어도 자본·권력과의 싸움에서 이긴 다음 떠나야 한다고 다짐하는 그들의 목소리를 끈질기게 담는 카메라는, 세 피고와 주체-대상의 관계를 맺기 보다는 그들 싸움의 조력자가 되고픈 의지로 달떠있다. 그 온기가 낳은 친밀함은 참사가 스펙터클로 변질되는 패착을 피하고, 생존자들이 자신의 역사를 기록할 수 있게 돕는다.

그러나 끓어오르는 공감의 정서를 감추지 못하는 노래 삽입, 감정이입의 표출은 이 작품의 명백한 악수(惡手)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 흐르는 김민기의 ‘그 날’은, 이미지를 이끄는 음악의 역할을 향한 강박관념을 증명할 뿐이다. 침묵만이 희생자들의 목소리를 더욱 생생히 들리게 할 듯싶다.

신은실/서울독립영화제2011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