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서울독립영화제2013 (제39회)

특별초청(장편)

민환기 | 2012 | Documentary| Color | HD | 90min

SYNOPSIS

대기업을 그만둔 몇 명의 젊은이들이 패션 산업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패션 기업 ‘오르그닷’을 설립한다. ‘오르그닷’은 이상과 선의에 기초한 윤리적 기업이 되고자 한다. 하지만 시장과 자본주의에서 살아남으려는 그들의 ‘일’은 끊임없이 그들에게 가치와 이윤, 돈과 재미, 능력과 동료애, 안정과 도전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한다.

DIRECTING INTENTION

기존의 시스템 안에서 그 시스템을 바꾸고자 하는 젊은 기업가들이 어떻게 그 시스템에 의해 영향을 받는지 그들의 내면의 풍경을 보여 주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2013 비전 뒤 릴 다큐멘터리영화제
2012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비프메세나상

DIRECTOR
민환기

민환기

2004 < Play It Again >

2009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이야기>
STAFF

연출 민환기
제작 픽쳐스
구성 민환기
촬영 민환기, 이윤택, 윤부희
편집 박미선
녹음 김인배
작곡 이상윤
믹싱 김원, 이주석
출연 김진화, 김방호, 연승훈

PROGRAM NOTE

영화의 시작, 파티장의 인파 속에서 한 남자가 자신을 대안적 패션 기업의 대표라고 소개 한다. 그의 표정은 자신만만하다. 뒤이어 대안적 패션 기업에 대한 정의가 자막으로 뜬다.
기존 의류 브랜드들이 디자이너, 봉제 노동자들의 저임금과 환경 오염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면, 이 새로운 사업은 인디 디자이너들의 의류를 위탁 생산하며 소셜웹을 통해 판매를 대행하는 의류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 사업을 위해 2009년 네이버, 다음, 삼성 전자를 그만둔 인재들이 모여 ‘오르그닷’을 설립했다.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고 노동자들의 복지에 힘을 쓰며 ‘윤리적인 패션’을 사회에 전파한다는 이들의 목표는 도전적이고 참신하 지만, 정작 이들이 맞닥뜨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영화의 도입부에 등장했던 의욕 넘치던 얼굴에는 시간이 흐를수록 피로와 짜증, 회의가 드리워지기 시작한다. 대표와 다른 직원들 간의 견해차가 커질수록 서로에 대한 불신도 높아진다. 무엇보다 ‘윤리적 패션’이 무엇 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공유되지 않고, 한편으로는 회사 운영이라는 현실적인 조건이 난관에 봉착하면서 이들의 관계는 균열한다. <불안>은 윤리적인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자신들의 관계 안에서 실천하고 기존의 상업적인 방식과 다르게 대중에게 전파하면 서도 기업을 유지할 경제력을 구축하는 일 모두를 성취해 내는 장밋빛 이상에 대한 영화가 아니다. 대신 그런 머릿속의 이상보다 훨씬 무겁고 예민하며 어렵고 불안정한 현실의 조각난 초상들을 직시하는 영화다.

남다은/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