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여러분, 반갑습니다

본선 장편경쟁

민아영 | 2023 | Documentary | Color | DCP | 85min (K)

TIME TABLE
12.1(금) 17:30-18:55 CGV압구정(신관) ART1관 K, G
12.2(토) 11:00-12:25 CGV압구정(신관) ART1관 K, GV, G
12.5(화) 20:10-21:35 CGV압구정(신관) ART1관 K, GV, G
SYNOPSIS

평일 아침 8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서울의 지하철 승강장에서 장애인의 권리를 확보할 예산을 요구한다. 2021년 12월부터 진행되고 있는 전장연의 지하철 행동은 출근 시간 지하철을 연착시키거나, 승강장에서 들어오는 열차를 맞이하며 시민들에게 자신들의 요구를 호소한다. 바쁜 출근길, 이동하지 않는 지하철에서 누군가는 침묵하고, 누군가는 응원하며, 누군가는 욕설을 퍼붓는다. ‘장애인도 함께 이동하고, 함께 교육받고, 함께 노동하고, 함께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고 싶다’는 전장연. 이들의 수차례 출근길 연착으로 정부, 정치권, 언론, 그리고 시민들의 반응이 오기 시작한다.

DIRECTING INTENTION

2022년 지하철에 갑작스레 등장한 전장연은 ‘시민’이 되고 싶다는 거친 외침으로 전국적인 화두가 되었다. 8년간 진보적 장애인 운동 현장에서 활동하던 중 이토록 장애 이슈에 전국민적 관심이 쏟아지는 것은 처음 겪는 일이었다. 매일 아침 숱한 욕설과 비장애 시민들의 화난 눈초리를 견디면서, 묘한 기분을 느꼈다. '4호선 지하철 지연 ○○분’, ‘출근길 시민 불편’ 쏟아지는 언론의 단편적인 내용을 넘어선 이야기의 필요성을 느꼈다. 분리되어 살아온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각자 일상에 ‘난입’한 중증 장애인들이 쏟아내는 폭발적인 ‘시민권’에 대한 구체적 요구를 드러내고자 했다. 중증 장애인 개개인이 가진 차별의 역사가 시민에게 닿길 바라는 간절함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시민’으로 만나 서로의 안부를 나눌 수 있는 일상이 오길 바라며.

FESTIVAL & AWARDS

2023 제21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박종필상

DIRECTOR
민아영

민아영

2020 파리행 특급 제주도 여행기
2021 희망의 기록

STAFF

연출 민아영
제작 장호경
촬영 민아영, 장호경, 박명훈, 안창규, 이영욱, 황나라
편집 민아영
출연 이형숙, 박경석, 박미주, 하민지

PROGRAM NOTE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서울 시민들의 아침 출근길 지하철을 잠시 멈춰 세웠다.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똑같은 시민이라고, 함께 지하철을 타자고, 그러니 제발 이 목소리를 외면 말고 사회적, 정책적 변화를 만들자는 긴급한 호소, 다급한 제안, 절절한 몸부림이다. 이 싸움의 시작은 장애인용 리프트 추락 사고를 계기로 장애인 이동권 쟁취 운동이 시작된 2001년으로 거슬러 간다. 무려 22년여의 기나긴 외침의 이유는 하나, 장애인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인간의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지하철 플랫폼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나 저상버스 도입과 같은 변화가 이 험난한 싸움의 결과라는 사실을 언제까지, 얼마나 더 말해야 할까. 가야 할 길은 멀고, 내야 할 길은 많다. <시민 여러분, 반갑습니다>는 현장을 지키는 카메라의 자세로 장애인 이동권 투쟁의 기나긴 역사, 거듭된 시련, 귀하고 값진 성취,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을 외치는 현 상황을 집중적으로 경청하고 기록하고 제시한다. 비장애인 중심의 사회에서 늘 뒷전으로 밀려나고 비가시화됐던 장애인 운동의 당사자들, 활동가들의 구체적인 육성, 온몸으로 겪는 경험에 영화는 모든 걸 할애하기로 결심했다. 현실의 벽 앞에서 생존과 자존을 위협받고 절로 터져 나오는 누군가의 탄식과 절규를 오롯하게 받아내는 데 다른 길은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지하철 투쟁 현장 곳곳에서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여과 없이 들려올 때 이 사안의 첨예함과 강도를 다시금 직감한다. 근래 가장 뜨겁고 치열한 현장의 영화는 목소리들의 통로이자 활로를 자처해 강력한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정지혜 / 서울독립영화제2023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