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의 괴물

서울독립영화제2012 (제38회)

특별초청2

이성강 | 2012 | Animation | Color | HD | 11min 35sec

SYNOPSIS

산으로 둘러싸인 어느 저수지에 아무도 본 적 없는 거대한 괴물이 외롭게 살고 있다. 어느 날 저수지를 찾아온 한 어린 꼬마가 괴물과 만날 뻔했지만, 괴물은 자신의 무서운 모습을 보고 꼬마가 놀랄까 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다. 그 후 세월이 지나가고, 이런저런 사연들을 가진 사람들이 저수지에 머물다 떠나갔어도 여전히 괴물은 외톨이로 남아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괴물을 알고 있는 한 사람이 저수지를 찾아온다.

DIRECTING INTENTION

이런저런 고민도 많아지고 ‘사는 게 참 쉽지 않다’라는 회의가 들던 차에 나 스스로를 위한 단편을 하나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혼자서 제작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단색의 연필선만 쓰는 기법을 고안했고, 콘티도 없이 한 컷을 만든 다음에 그 다음 컷들을 구상하는 식으로 진행했다. 하다 보니 휴일이 없어져서 힘들기도 했지만 결국 마지막 컷의 작업이 끝났고 기뻤다. ‘원래 뭔가 만든다는 건 항상 그래!’ 저수지에 살던 소심한 괴물은 무슨 맛으로 세상을 살아갈까에 대한 따듯한 유머를 담고 싶었다.

FESTIVAL & AWARDS

2012 제6회 시네마디지털서울영화제

DIRECTOR
이성강

이성강

1995 <넋>

1996 <연인>
1997 <우산>
1998 <덤불 속의 재>
2001 <마리이야기>
2003 <오늘이>
2005 <살결>
2005 <별별이야기> 중 <자전거 여행>
2006 <천년여우 여우비>
2008 <물거인의 하루>
2012 <저수지의 괴물>
STAFF

연출 이성강
각본 이성강
촬영 이성강
편집 이성강
음악 홍진경, 박종희
사운드 박종희
캐릭터 디자인 이성강
애니메이션 이성강
출연 정유정, 원누리, 이두호

PROGRAM NOTE

<마리이야기>, <천년 여우 여우비> 등으로 알려진 이성강 감독은 원래 단편 애니메이션 작가로도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이었다. 그가 오랜만에 단편을 만들었다. <저수지의 괴물>은 어른과 아이가 함께 볼 수 있는 동화이다. 저수지에서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살아온 ‘괴물’은 인간과 조우하고 싶지만, 자신의 모습에 어린 아이들이 놀랄까 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한다. 인간은 미지의 대상에 대해 막연한 호기심과 공포감을 동시에 갖고 있다. 만나고 싶지만 두려운 어떤 존재. 이성강 감독은 어른과 아이의 시점뿐만 아니라 괴물의 시점도 영화에 포함시키면서 다층적인 구조의 영화를 만드는 데 성공한다. 어린 시절 공포와 호기심의 대상이었던 괴물은 어른들에겐 추억의 대상이 된다. 저수지의 외로운 괴물은 인간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어하지만 그 의도는 번번히 빗나간다. 이성강 감독은 편안하고 단출한 그림체와 괴물의 마음을 드러내는 내레이션을 통해 어른과 아이가 함께 볼 수 있지만, 전혀 다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따뜻한 동화를 만들어 냈다. 어쩌면 우리 안 깊숙이 있을지도 모를 귀여운 괴물의 존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것은 미지의 존재에 대한 동경이며, 지나간 시절에 대한 향수이며 추억이다.

조영각/서울독립영화제2012 집행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