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Mere Life

2012

NEW CHOICE

PARK Sang-hun | 2012 | Fiction | Color | HD | 76min 48sec

SYNOPSIS

Bak Il-lae, immature, jobless, and reckless. His wife Han Yu-rim, utterly defeated by life's hardship. And their son, Bak Yeong-su, gravely addicted to video games. They live in poverty, barely eking out a living through a small and pitiful grocery. Hoping for a better life, Il-lae as the head of the household pesters his wife to purchase a truck to venture into parcel service. Finally, she gives in and they close the small store, and with the security deposit Il-lae attempts to purchase a used parcel service truck, but falls victim to a senseless scheme.

DIRECTING INTENTION

I wanted to explore the essence of human existence by delving deep into the quagmire of despair. To convey a greater world of pain behind an extreme decision a tormented person on the verge of despair is driven to make, and by doing so to put a “brake” on his or her heart before it spirals toward senseless violence or self destruction.

FESTIVAL & AWARDS

2012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 (<앙코르와트>)
2012 제6회 시네마디지털서울영화제
2012 제31회 벤쿠버국제영화제
2012 전북독립영화제 폐막작

DIRECTOR
PARK Sang-hun

PARK Sang-hun



STAFF

Director PARK Sang-hun
Producer PAEK Hak-ki, KIM Hak-bong, SEO Eun-jeong
Screenwriter PARK Sang-hun
Cinematography LEE Su-yu
Editor LEE Su-yu
Lighting PARK Keun-bum, LEE Hyun-seung
Music LEE Jae-won, KIM Doo-soo
Art Director MOON Ki-tak, LEE Kyung-won, LEE Hwa-jung
Cast KIM Min-Hyuk, JANG Liu

PROGRAM NOTE

박상훈 감독은 영화학교 근처에도 가 보지 않았다. 아마도 학교란 공간에서 예술을 지식으로 가르치는 행위를 거부한 것일 게다. 때문에 감독의 처녀작 <벌거숭이>는 동시대의 영화들에 비해 무척이나 투박하고, 불친절하며, 순진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러한 감독의 벌거벗은 태도는 쏟아지는 디지털 기술과 지향점 없는 미학적 변조 속에서 예술과 상업의 줄타기를 하는 우리들을 무장 해제시킨다.녹록치 못한 삶을 살아가는 변두리의 박일래 가족, 그리고 그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주변의 몇몇 사람들이 캐릭터의 전부다. 영화는 죽으려야 죽을 수 없는 주인공 박일래가 온전히 순수해지는 상태를 향한 길을 함께 걷는다. 아버지에게 아이를 맡기려다 실패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박래일는 스스로에게 혹은 관객들에게 말한다. “걱정하지 마, 잘될 거야.” 사실 그 자조적인 넋두리는 도망칠 수 없는 그의 운명에 대한 반어법이었다. 영화는 단 한 번도 잘되는 일이 없는 주인공의 삶을 띄엄띄엄 따라간다. 사건의 연속성이나 개연성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단지 반복적인 에피소드들은 인간의 절망과 정처 없는 구원의 여정을 관조하듯 지켜본다. 뭐 하나 잘되는 게 없는 가족은 장인에게 어렵사리 빌린 돈으로 잠시나마 새로운 희망을 꿈꾸기도 한다. 이 부분은 영화 전체에서 유일하게 따뜻해 보이는 부분이다. 트럭을 사기 위해 돈을 가지고 나가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랑해”를 외쳐 보지만, 이는 절대 비극으로 전환하기 전의 짧은 맥거핀에 불과했다. 결국 돈을 사기당하고 동반 자살을 시도하지만 질기디질긴 그의 업보를 신은 쉽게 눈감아 주지 않는다.외연적인 갈등과 대치의 구조는 너무나 명백해 관습적인 듯 보이지만, 공간(도시-시골, 편의점-구멍가게), 인물(노인-아이), 시간(봄-겨울) 등에서 어수선하게 얽힌 대비의 메타포들은 치유가 불가능할 정도로 멀어져 버린 세상과 인간의 거리를 은연중에 느끼게 한다. 가벼움을 거부하는, 투박하지만 정공법으로 밀어붙이는 박상훈 식의 방식으로 말이다.

허욱/서울독립영화제2012 예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