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ather’s E-mails

2012

Feature 5

HONG Jae-Hee | 2012 | Documentary | Color/B&W | HD | 87min

SYNOPSIS

The director’s father who did not know how to use a computer left her an autobiography via e-mail. It has his whole life through many notable events such as the Korean War, the Vietnam War, '88 Seoul Olympics, New Town Development, etc. The director reflects the life and generation of a man who lived as a name of “Father.”

DIRECTING INTENTION

The life of a man bearing the name “Father” ― specifically, reconstructing his biography through family events within Korean modern-day history. This documentary proposes to look back on that form of existence given the name “father,” the father of “patriarchy,” and on the reasons for it. Also, reflecting on my family’s history and scars through my father’s life.

FESTIVAL & AWARDS

2012 제9회 EBS국제다큐영화제 EIDF펀드 사전제작지원작

DIRECTOR
HONG Jae-Hee

HONG Jae-Hee

Misunderstanding (1997, 16mm, 5min)
Vomiting (1999, 16mm, 10min)
How to Cross a Desert (1999, DV, 15min)
Play with a Yo-Yo (2001, 16mm, 15min)
Dust (2003, 35min, 9min)
Subway (2005, DV, 10min)
Lovers (2005, DV, 1min)
Lioness(es) (2008, 35min, 20min) 

STAFF

Director HONG Jae-Hee
Producer HONG Jae-Hee
Screenwriter HONG Jae-Hee
Cinematography GANG Kyuk-Huyn
Editor UM Yoon-Ju
Lighting KIM Hee-Tae
Music LEE Sang-Jin
Art Director KIM Yu-Mi
Sound PARK Hyung-Jin
Cast PARK Jong-Soon, KIM Kyung-Soon, HONG Ju-Hee, HONG Jun-Young

PROGRAM NOTE

홍성섭 씨. 1935년 5월 25일 황해도 황주군 구락면 출생. 2008년 12월 23일 금호동 재개발 15구역에서 알코올성 우울증으로 사망. 향년 74세. 그는 세상을 떠나기 전 1년 동안, 자신의 삶을 기록한 43통의 이메일을 둘째딸에게 보낸다. 사춘기 시절 아버지를 죽이고 싶도록 증오하고, 성인이 되자 일찌감치 집을 떠났던 ‘빨갱이’ 딸은 그 이메일들을 통해 소원했던 아버지의 인생을 깊숙이 들여다보게 된다. <아버지의 이메일>은 이메일 내용을 재현한 화면과 가족들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과의 인터뷰, 그리고 아버지가 남긴 사진을 교차하며, 아버지의 일생을 순차적으로 재구성해 간다. 분단, 전쟁, 미군, 월남전, 중동, 88서울올림픽, 아파트 재개발. 한국 현대사의 질곡을 빠짐없이 거쳐 가는 아버지의 삶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하다. 그 고비마다 거듭해서 좌절과 실패를 겪는 동안 아버지는 “불쌍하고 안쓰럽지만 존경할 수도 사랑할 수도 없는” 사람이 되어 간다. 가족 모두가 모여 살 훗날을 기약하며 어머니와 누이들을 두고 월남했지만 평생 두 번 다시 고향에 돌아갈 수 없었고, 좀처럼 뿌리 내릴 수 없는 이 땅을 벗어나 다른 곳에서 행복의 기회를 찾고자 서독, 베트남, 미국, 브라질, 사우디, 호주로 떠나려 했지만 번번이 거부당했고, 그 실패와 좌절의 이유를 아내의 집안 탓으로 돌리며 술과 폭력에 기댄 채 인생의 절반을 보냈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와의 생활을, 그저 참아야 하는 줄만 알고 평생을 보낸 어머니. 늘 집에 없거나, 집에 머무는 동안은 자신만의 세계에만 틀어박혀 있었던 아버지와 결코 가까워질 수 없었던 언니와 동생. 평범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특수하지도 않은 이 가족의 역사는 그대로 한국 사회의 현실과 겹쳐진다.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채 알지도 못한 채, 그저 성공과 부를 향해 내몰렸던 아버지들. 그런 아버지의 그늘에서 희생과 인내를 강요당했던 어머니들. 아버지와 어머니가 겪은 삶의 내밀한 비밀들을 결코 알지 못한 채 아무런 유산도 없이 남겨져, 또다시 힘겨운 분투를 계속해야 하는 자식들. 새삼 참담해지는 현실이지만, 아버지가 남긴 이메일을 통해 그 균열과 상처를 넘어서 화해하고자 하는 감독의 시도는 우리들의 마음에도 깊은 울림을 남긴다. 

김은아/서울독립영화제2012 프로그램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