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teness
2012
Short 5
BAEK Seung-hwa | 2012 | Fiction | Color | HD | 36min 30sec
SYNOPSIS
Hyo-gil, an aspiring cartoonist who is spending the last year of his twenties listlessly, kills time in his mother’s stationery store. One day, he gets a letter from Ji-hwan, a member of his band back in high school, along with some sheets of music score. He sets off to play the music with Myeong-jae, another band member who is now a teacher at their alma mater. They visit the school band’s practice room and come face to face with memories of the past that they had forgotten all about.
DIRECTING INTENTION
When I was in high school, I was always late. I thought tardy students are just slightly late, but do nothing wrong. Although I still slow, I think there is nothing wrong with lateness. And the beer pub fire accident, which happened in Incheon in my high school years, suddenly returned to me.
FESTIVAL & AWARDS
2012 제5회 상상마당음악영화제
2012 제8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DIRECTOR

BAEK Seung-hwa
Good Night (2006, 2D Animation, 6min)
Turn It Up to Eleven (2009, DV, 95min)
Turn It Up to Eleven 2: WILD DAYS (2012, HD, 91min)
STAFF
Director BAEK Seung-hwa
Producer PARK Jung-won
Screenwriter BAEK Seung-hwa
Cinematography LEE Sung-joong
Editor BAEK Seung-hwa
Lighting RYU Si-moon
Music KIM Dae-in
Art Director PARK Ok-kyung
Cast BAIK Su-jang, JUNG Dae-hoon, KIM Chang-hwan
PROGRAM NOTE
어느 날 갑자기 죽은 이가 귀환하고 그로 인해 살아남은 자들은 과거로 소환된다. 기억의 의무에 응답해 과거와 마주한 이들은 그 여행의 끝에서 현재를 새롭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고 돌아온다. <지각생들>은 이러한 회고담 영화의 구조를 공유한다. 20대의 끝자락에 놓인 효길과 명재는 어느 날 갑자기 죽은 친구 지환의 유품이 담긴 의문의 편지를 받고 의식의 저편으로 봉인시켰던 고교 시절의 기억들과 다시 조우한다. 효길과 명재, 지환의 고교 시절은 그저 음악이 좋아서 밴드를 하고 음악을 하는 꿈을 꾸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부풀어 오르던 시절이다. <지각생들>에서 소환되는 과거(아마도 인천 호프집 화재 사건이 있었던 1999년)는 아이돌과 팬덤, 청춘 남녀의 상큼한 연애담을 추억하는 <응답하라 1997>의 화려함과는 다르다. 그들의 청춘의 꿈은 쾨쾨한 냄새와 두텁게 눌러앉은 먼지, 자욱한 담배 연기로 가득한 허름한 어느 호프집에서 누런 연습장에 꾹꾹 눌러 써진다. 그리고 그 어두운 공간에서 끝끝내 밖으로 탈출하지 못하고, 아무도 모르게 외롭게 산화한다. 두 친구는 살아남지만 꿈이 사라진 그들의 현재는 멍하고 텅 비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어머니 문방구에서 빈둥대는 효길의 만화가 지망생으로서의 삶은 지지부진하고, 고교 시절 풋풋하고 상큼했던 명재의 연애는 이제 김빠진 음료수처럼 텁텁하고 무미건조해져서 언제 끝나도 상관없을 것만 같다. 과연 고교 시절로의 여행은 그들의 무기력한 현재를 뒤바꿀 수 있는 어떤 계기가 되어 줄까? <지각생들>은 여느 회고담 영화들처럼 막막한 현재에 갇혀 있는 인물들을 다시 붙잡아 세워 심기일전하도록 닦달하지 않는다. 불현듯 마주한 그때 그 시절의 순수함과 열정이, 추억과 기억이 순간 달콤하겠지만, 결국엔 어떤 활력도 깨달음도 찾지 못하고 다시 막막한 현재의 상황에 무력하게 몸을 묻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러면 또 어떤가. 그런다고 강박적이 되거나 조급해 할 필요는 없다. 늦게 간다고 잘못 가는 것은 아니니까. 영화 속 마지막 지환의 대사처럼 지금의 우리들을 이렇게 따뜻하게 위로해 주는 말이 또 있을까?
장훈/서울독립영화제2012 예심위원